서론
2019년 말에 발생하여 2020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COVID-19는 의료체계, 교육체계, 연구 생태계, 그리고 정보서비스 체계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였다. 특히 의학도서관은 임상 의사 결정과 의료 연구, 의학교육을 지원하는 핵심 기관으로서 팬데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감염 확산에 따른 물리적 공간의 폐쇄, 제한적 운영, 대면 서비스 중단 등은 의학도서관의 운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게 만들었으며, 이용자의 정보 접근성은 크게 변화하였다. 본 연구는 COVID-19 팬데믹이 국내 의학도서관의 서비스 전환 및 운영 방식의 변화와 한국의학도서관협회를 중심으로 한 전략과 협력에 대해서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외 연구문헌을 분석하여 국내 의학도서관의 운영 및 서비스 변화를 수집하고 기능별로 정리하였다.
국내 의학도서관 서비스 변화
COVID-19 팬데믹은 전 세계 도서관의 운영 방식과 서비스 구조를 급격히 변화시켰다. 기존 도서관 서비스는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대면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제공되었으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설 폐쇄, 제한적 이용 등의 조치로 인해 기존의 서비스 제공 방식은 근본적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이용자의 원격 이용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자 하였고 기존의 서비스가 전자저널, 전자책 등 전자자원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더욱 강화하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의학도서관은 운영 방식, 서비스 제공 전략, 이용자 지원 체계를 정비하였다. 주요 변화는 다음 네 가지 범주로 나타났다.
국내 의학도서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열람좌석 간 거리두기, 지정좌석제 또는 사전예약제 도입, 부분적 개방 및 제한시간 운영, 자료실과 열람실의 동시수용 인원 제한 등의 운영 방안을 시행하였다[1].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임시조치가 아니라 이용자 흐름 관리, 위생 관리, 안전성 보장 등의 요소를 포함한 장기적 운영 전략으로 정착하는 경향을 보였다[2]. 2020년 9월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에서 주관한 “코로나 이후, 새로운 일상과 도서관의 도전”이라는 제목의 포럼이 있었다. 이 포럼에서 당시 KMLA 회원기관을 대상으로 했던 조사 내용이 발표되었다. 다른 관종과 다르게 의학도서관은 보건의료의 최전선인 병원과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81%의 기관이 전혀 휴관없이 운영되었다[3]. 김태민 외[4]는 COVID-19 확산기에 국내 의학도서관이 사전예약제, 좌석 간 거리두기, 제한적 개방 등의 운영조치를 시행했다고 보고하였다[4]. 팬데믹 이후에도 “예약 기반 좌석제”, “열람실 밀집도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통해 물리적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고 있다. 물리적 공간을 탈피하는 업무처리 방식의 변화도 있었다. Howes[5]는 서던일리노이대학교 의학도서관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ConnectWise라는 원격제거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여러 참고 질의를 소화하고 새로운 전자 자원의 trial 서비스를 시행하며, 이에 구독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들을 상세히 보여주었다[5].
김태민 외[4]에 따르면 144개의 의학도서관 중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69개였고, 그 중 코로나19 관련 정보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곳은 25개 기관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전체 한국의학도서관협회 회원기관의 17%였으며, 대학 및 병원 내 의학도서관이 연구소 및 제약회사 내 의학도서관에 비해 코로나19 정보서비스를 하는 비율이 높았다. 대학 내 의학도서관은 21%가, 병원 내 의학도서관은 17%가 코로나19 정보서비스를 하고 있었고 연구소 및 제약회사 내 의학도서관은 각각 8%, 0%로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서비스의 비율이 낮았다. 전체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한 코로나19 정보서비스는 17%에 불과하였지만, 144개 기관 중 78개 기관의 사서가 설문응답을 한 것을 참고하였을 때, 홈페이지에 대한 정보제공에 대한 여건이 되지 않지만, 코로나19 관련 정보서비스는 많은 기관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4].
전자저널, 전자책, 의학 데이터베이스는 팬데믹 기간 동안 이용량이 증가하였고 온라인이나 비대면 이용자 서비스의 비중이 증가하였다[6]. 국내 의학도서관들은 전자자원 예산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VPN, Proxy 기반 원격접속(remote access) 이용률이 상승하고 있다.
COVID-19을 겪으면서 많은 사서들은 모든 서비스에 대해서 온라인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였다. 연구상담, 채팅 등 온라인 형식에 맞게 조정하였다. 미국 멤피스 대학교의 경우는 필수 온라인 교육과 서비스를 지원하기 가상 교육 사서(virtual instruction librarian)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기도 하였다[7]. 의학도서관의 교육·연구지원 기능도 크게 변화하였다. 대면 교육 대신 Zoom, Webex, Teams 등을 기반으로 온라인 정보활용교육을 실시하고 체계적 문헌고찰 검색 전략 수립을 위한 다양한 온라인에서의 기법을 고려하였다. 그로 인하여 연구자 대상 원격 상담(논문 검색, 인용관리, 연구데이터 지원 등)이 증가하였다. 팬데믹 이후로 온라인, 혼합 또는 하이브리드 학습이 고등 교육의 ‘뉴 노멀’로 자리 잡았으며, 상황에서 정보 기술교육 제공과 관련된 학술 사서의 경우 자원에 대한 접근 및 연결성 문제를 해결하고 온라인 교육을 설계하며,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개발을 촉진하는 새로운 임무가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하였다[8]. 사서가 제작한 동영상 튜토리얼, Youtube 검색법 안내영상 등이 온라인으로 배포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은 시간과 공간 제약이 줄어들고 도서관 교육을 수강하는 비율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해외 사례에서 대학병원 도서관에서는 전공의·전임의가 근무 시간 중 참석하기 어려웠던 기존 대면 교육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보고되었다[9].
팬데믹 기간 동안 의학도서관은 정보 과잉 문제 속에서 큐레이터가 되고자 하였다. 의학도서관의 기능이 단순한 자료 제공자를 넘어 잘못된 정보를 필터링하고 신뢰성 보장 기관이 되고자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COVID-19와 관련하여 참고질문들에 대해 정리한 내용이 미국의학도서관협회에서 발표되었다. 전체 참고질문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차지한 주제는 치료법(승인된 약물, 치료 프로토콜 등)이다. 안전수칙(마스크, 손소독제,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 등), 백신(효능, 부작용 등), 유병률(확진자수, 입원율, 사망자수 등 발생현황, 통계자료, 지역별 확산 수준 등의 데이터를 묻는 질문), 증상(초기증상, 감기와 구별하는 방법, 임상적 특징 등), 검사(일반정보, 검사장소, 검사종류 등, PCR, 신속항원검사, 검사정확도 등), 행정명령(지역, 주 국가 차원 규제, 봉쇄, 방역지칭 등)의 순서로 정보요구가 있었다[10].
과학적 정보와 실용적 정보가 모두 필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잘못된 정보가 확산될 수 있는 시기에 도서관은 확실한 사실 기반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국내 의학도서관도 PubMed나 Elsevier, Springer Nature, Wiley, Karger 등 출판사 단위에서 업로드되는 COVID-19 관련 논문 등을 수집하여 연구자를 위해 자료를 신속하게 업데이트하고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했다. 최신 연구에 대한 업데이트와 함께 공신력있는 정보를 선별해서 제공하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그림 1은 H대학교 의학도서관에서 제공했던 COVID-19 논문 모음을 서비스한 내용이다. 출판사들에서는 팬데믹 상황에 기여하고자 학술지 구독 정책과 무관하게 이러한 논문들을 Open Access 및 Free Access로 제공하여 구독 여부에 따른 접근 장벽을 없이 제공하였다.
한국의학도서관협회의 노력
KMLA는 MEDLIS라는 종합목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필요한 자료를 외부 도서관에서 제공받아서 이용자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COVID-19시대에 여전히 중요하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건수가 감소한 것은 COVID-19의 영향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해마다 건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다른 이유이다. 오픈 액세스 학술지의 종수가 점점 더 확대되고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증가하여 의학도서관을 통해 Delivery service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도서관 컨소시엄은 KCUE(Korean Council for University Education), KESLI(Korean E-resource Service for Library), KMLA(Korean Medical Library Association)로 3개이다. 3개의 컨소시엄이 모여서 여러 출판사와 정보공급사(Aggregator)에게 COVID-19으로 인한 각 기관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공동대응을 위해 노력하였다. 2021년 8월 30일 한국의학도서관협회가 출판사(정보공급사)에 공동서한을 발송하였다[11]. 여기에는 전 세계 공중보건과 경제 위기를 감안하여 구독표를 인하하거나 동결할 것, 구독을 갱신할 때 지불 기한을 연장해 줄 것, 보통 Proxy를 통해 원격 접속을 이용하는 데 그 범위를 확대하거나 대체 인증 방법을 고안해줄 것, 동시 사용자수가 정해진 방식의 데이터베이스인 경우 이를 제한하지 말 것 등의 요청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KMLA의 컨소시엄은 KCUE, KESLI 컨소시엄에 비해 품목수가 작아보일 수 있으나 의학이라는 특정 분야를 커버한다는 면에서 규모를 단순비교할 수는 없다. 2021년, 2022년, 2023년까지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참여하는 회원기관이 늘어나고 있다(표 1). KMLA에서 회원기관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대상연도 | 조건발표 | 출판사(N) | 품목수(N) | 출판사별 품목수(N) |
|---|---|---|---|---|
| 2020년 | 2019년 10월 | 12 | 39 | 3.25 |
| 2021년 | 2020년 10월 | 12 | 37 | 3.08 |
| 2022년 | 2021년 10월 | 13 | 35 | 2.69 |
| 2023년 | 2022년 10월 | 13 | 35 | 2.69 |
| 2024년 | 2023년 10월 | 12 | 35 | 2.91 |
| 2025년 | 2024년 10월 | 12 | 37 | 3.08 |
한국의학도서관협회는 매년 봄에 정기총회와 Workshop, 가을에는 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COVID-19 이후에도 회원간 정기적인 교류를 중단하지 않았으며 ZOOM을 활용해서 온라인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를 진행해 왔다. 2020년 학술대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위한 다양하고 상세한 고민들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뤘고 2023년 봄 정기총회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앞으로 회원들이 기관에서 온라인 이용교육이나 강의를 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 플랫폼이나 장비 등의 실질적인 운영방법을 배포하였다[12]. 2023년 가을 학술대회와 2024년 봄 정기총회를 오프라인으로 부활시켰다. 2024년 가을 학술대회와 2025년 봄 정기총회는 다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이 때에는 COVID-19로 인한 것이 아니고 의사단체와 정부간 갈등이 현재까지 지속되면서 병원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5년 10월 학술대회는 오프라인으로 잘 진행되었는데 앞으로 회원기관의 참석 용이성을 높이기 위한 온라인 행사와 대면 교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를 적절하게 안배하는 노력이 계속해서 필요하다.
KMLA 홈페이지를 통해서 회원기관과 의학도서관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COVID-19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없어서 백신이나 관련 논문에 대해서 파악하느라 분주한 연구자와 회원기관들을 위해 여러 출판사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했다. 2025년 3월에는 홈페이지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 리뉴얼 오픈하였다(그림 2).
결론
팬데믹은 의학도서관의 물리적 접근성을 저하시켰지만 동시에 전자자원 기반 서비스, 비대면 교육 및 연구지원, 정보 큐레이션 강화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 요구를 증가시켰다. 본 연구는 국내외 문헌 분석과 사례를 통해 의학도서관의 서비스 전환점이 되는 주요 요소를 도출하였다.
도서관은 물리적 공간을 활용한 오프라인 서비스와 홈페이지를 활용한 온라인 서비스가 병행되어야 하는 조직이다. COVID-19을 겪으면서 온라인 서비스의 비중을 좀 더 높이고 강화해야 하는 계기와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제는 이용자교육을 장소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ZOOM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실시하는 것이 너무나 익숙하고 일반화되었다. 그로서 교육을 받는 이용자도 교육을 하는 사서들도 시간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도 의학은 다른 주제분야에 비해서 전자자원의 비중이 높은 학문이기 때문에 그 특성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연구자가 어떤 논문을 출간하고 어떻게 논문이나 연구성과를 발표하는가를 통칭하여 학술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의학사서는 학술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이해하고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의학도서관협회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130개의 질문을 제시하고 가장 중요하고 답변 가능한 질문을 선택하도록 요청했다. 질문은 9개의 테마로 구분하였는데 그 중에 33개가 AI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기술의 변화 속에서 사서의 가치와 역할, 데이터 리터러시, AI 리터러시 등에 관한 주제를 크게 인식하고 있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13].
본 연구는 팬데믹 이후 국내 의학도서관의 변화와 적응 과정을 체계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향후 팬데믹, 사회적 거리두기, 감염병 재확산, 나아가 AI 시대의 도래 등과 같은 비슷한 위기가 오거나 의료환경이 변화하더라도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교훈을 제공할 수 있다.





